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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서열정보(DSI) 이익공유 체제와 유전자원법의 입법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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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원의 디지털서열정보(DSI)는 염기서열처럼 유전자원에서 도출된 디지털 정보를 말합니다. 공개 데이터베이스의 서열정보만으로 신약·효소·품종을 개발할 수 있게 되면서, 실물 유전자원에 대한 접근과 계약을 전제로 한 나고야의정서의 이익공유 체제가 우회되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생물다양성협약 제16차 당사국총회(COP16)는 2024년 이 문제를 산업 기반의 다자 기여로 풀기로 하고 '칼리기금(Cali Fund)'을 만들었습니다.

본 리포트는 2026년 10월 19일부터 30일까지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열리는 COP17을 앞두고, DSI 이익공유에 관한 국제 규범과 쟁점을 짚은 뒤 우리 「유전자원의 접근·이용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법률」의 규율 구조를 조문 단위로 검토했습니다. 이어 브라질·인도·EU·스위스·노르웨이·일본의 입법례를 비교하고, 우리 법제에의 시사점 다섯 가지를 도출했습니다.

기대는 연 10억 달러, 실적은 6,000달러

COP16 결정 16/2는 직전 3년 평균 총자산 2,000만 달러·매출 5,000만 달러·이익 500만 달러 중 두 가지 이상을 넘는 DSI 이용 기업이 이익의 1% 또는 매출의 0.1%를 기금에 기여하도록 권고했습니다. 대상 부문으로는 의약품·화장품·농업생명공학·식품·산업바이오·서열분석 장비·AI를 포함한 IT 서비스가 예시됐고, 재원의 50% 이상은 원주민과 지역공동체에 배분됩니다.

그러나 기여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습니다. 2025년 2월 기금이 출범한 뒤 2026년 8월까지 실제로 들어온 돈은 영국 기업 두 곳의 6,000달러에 그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런던정경대(LSE) 그랜섬연구소는 현실적인 자발적 참여만으로도 연 9억 달러, 모든 대상 기업이 참여하면 연 36억 달러가 가능하다고 추정했습니다.

기여 기반도 좁습니다. 완전 준수를 가정하면 두 개 산업 부문이 기여액의 51%를, 상위 100개 기업이 27.6%를 차지합니다. 배분 산식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아프리카 국가의 몫이 6.4%에 그칠 수도 있어, COP17의 선택은 분배적으로 중립적이지 않습니다.

COP17이 결정할 다섯 가지

  • 규모 기준과 기여율 확정 — 지시적 비율의 유지·조정과 기여의 구속력 강화 여부가 쟁점입니다.
  • 배분 산식 채택 — 원산지·생물다양성·역량 등 기준의 가중치가 분배 결과를 좌우합니다.
  • 추가 기여 방식 — 제품·서비스 기반 기여 등 산업 기여 경로의 다변화를 검토합니다.
  • DSI 공개 도구·플랫폼 — 데이터베이스를 통한 공개 방식과 메타데이터 표준을 다룹니다.
  • 효과성 평가 방법론 — 평가 요소에 '다자 메커니즘과 기존 DSI 국가 조치의 상호작용'이 포함되어, 각국 국내 조치가 공식 검토 대상이 됩니다.

2026년 8월 나이로비에서 열린 보조기구 회의는 COP17 권고안의 상당 부분을 합의하지 못한 채 괄호로 남겼고, DSI 이익공유는 진전이 가장 부진한 의제로 평가됐습니다.

우리 유전자원법의 세 가지 공백

첫째, DSI에 관한 규정이 없습니다. 법은 '접근'에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포함하면서도 '유전자원'은 물질로 정의하고 있어, 공개 데이터베이스에서 서열정보를 내려받는 행위가 신고 대상인지 해석이 갈립니다.

둘째, 해외 유전자원 이용에 대한 점검이 약합니다. 국가점검기관의 조사는 제공국의 이의 제기나 제3자의 정보 제공 같은 외부 신호가 있어야 시작되고, 위반이 확인되어도 효과는 권고에 그칩니다. 과태료는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만 1천만 원 이하로 부과됩니다.

셋째, 특허권이 등록된 유전자원은 법 적용에서 빠집니다(제3조 제5호). 노르웨이·스위스·인도·브라질·중국이 특허출원 단계에서 유전자원 출처공개를 요구하고, 2024년 채택된 WIPO 조약이 이를 국제규범으로 만든 흐름과는 반대 방향입니다.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2024~2028)은 "DSI 이용에 따른 이익공유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 마련"을 실천목표로 제시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법적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주요국은 어떤 선택을 했나

  • 브라질 — 2015년 생물다양성법에서 규율 대상을 '유전적 기원의 정보'로 정의해 사실상 DSI를 포함했습니다. 전자등록시스템(SisGen) 등록과 완제품 순매출 1%의 국가기금 납부를 결합했습니다.
  • 인도 — 2023년 법 개정으로 징역형을 폐지하는 한편, 2025년 4월 규정으로 DSI를 이익공유 대상에 명시했습니다. 연매출 5천만 루피 이하 이용자는 면제하는 구간별 요율을 둡니다.
  • EU — 이용자에게 적법 취득을 확인·선언하게 하는 적정주의의무(due diligence)와 위험 기반 점검을 운영합니다. DSI는 규정 밖에 두었으나, 진행 중인 규정 평가에서 DSI 이용 증가를 특별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 스위스·노르웨이 — DSI 규정은 없지만 특허법에 출처공개 의무를 두어 특허 단계를 ABS 점검 지점으로 활용합니다.
  • 일본 — 법률 대신 지침으로 이행하며 제재 규정이 없습니다.

비교 대상 가운데 우리 법제는 DSI 규율, 이용국 점검, 특허 연계 모두에서 일본과 함께 가장 완화된 위치에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우리 법제에의 다섯 가지 시사점

1. DSI 법적 지위의 이원적 정의 — 실물 유전자원에 접근해 만든 DSI는 기존 양자 이익공유(접근 신고·절차준수 신고)로, 공개 데이터베이스의 DSI는 접근 신고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이익공유는 다자 기금에 연계하는 방식입니다. 결정 16/2의 적용 범위와 국내 규율이 겹치지 않고, 연구 개방성과도 충돌하지 않습니다. 2. 다자체제 정합 조항과 이중부담 조정 — 칼리기금 협력 근거를 두고, 기금에 기여한 경우 국내 이익공유를 인정·감면하는 조정 원칙을 마련해야 합니다. 기여의 국내법상 의무화는 COP17 결정과 주요 이용국 동향을 확인한 뒤 판단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3. 이용국 점검 체계의 실효화 — 절차준수 신고 시 증빙 제출·보존 의무, 점검기관의 직권 표본조사, 권고에서 시정명령·제재로 이어지는 단계적 수단, 조사 실적 공개가 필요합니다. 4. 특허 적용 제외 조항의 재검토 — 제3조 제5호를 한정하거나 삭제하고, 자발적 출처 기재에서 출발해 출처공개를 단계적으로 제도화하는 방안과 WIPO 조약 서명 여부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5. 예측가능성을 보장하는 단계적 이행 — 정의와 다자체제 정합 조항은 COP17 직후, 점검 체계와 특허 연계는 규제영향분석을 거친 중기 과제로 추진하고, 규모별 면제 기준과 공개 데이터베이스 해석 지침을 조기에 제시해야 합니다.

결론

COP17에서 기여 기준과 배분 산식이 확정되면, DSI 이익공유는 각국의 이행 방식이 비교·평가되는 단계로 넘어갑니다. 규칙이 확정된 뒤 뒤따라 정비하기보다, 지금 DSI의 법적 지위와 다자체제와의 관계에 관한 기본 원칙을 법률에 담아 두는 것이 협상 대응과 산업계의 예측가능성 모두에 유리합니다.

본 리포트는 ㈜아이앤아이리서치 정책연구팀이 생물다양성협약 결정문, 유전자원법령, 각국 법령·정부 자료 및 공개 연구·보도를 기초로 작성했습니다. 인용 수치와 법령은 2026년 9월 기준이며, 상세 각주와 출처는 원문 PDF 및 부록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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